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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운전면허 실기 실패기 — 시험보다 힘든 건 따로 있었어요

 솔직하게 고백할게요. 저, 말레이시아 운전면허 실기 시험에  떨어졌어요. 합격 후기는 많지만 실패 후기는 드물죠. 그래서 더 남겨보려고 해요. 저처럼 준비하는 분들께 "미리 알면 덜 당황할 정보" 가 되길 바라고, 또 이 시스템이 조금씩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비난하려는 글은 아니에요. 그냥 겪은 그대로, 담담하게 적어볼게요. 시험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 문제는 "기다리는 시간" ⏳ 먼저 말씀드리면, 시험 과제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램프(언덕·주차 등), 고스(코스), 주행 — 연습하면 할 만해요. 그런데 진짜 힘든 건 시험 내용이 아니라 그 긴 기다림과 환경 이에요. 이번 제 하루를 예로 들면 이랬어요: 아침 8시 에 집합해서 신분증으로 확인하고 시작 램프(사전 과제)를 마친 게 오전 11시 30분쯤 고스(코스) 시험은 12시쯤 시작 그 사이 점심시간 1시간 이 끼어 있고, 그 후에야 주행 시험 즉 아침 8시부터 오후까지, 하루를 통째로 쓰는 거예요. 문제는 그 시간을 보낼 환경이에요. 근처에 먹을 만한 식당이 하나도 없어요. 음료 자판기 딱 한 대가 전부예요. 게다가 이번 시험엔 130명이 넘게 몰렸는데, 의자가 부족해서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어요. 반나절을 그렇게 서서, 긴장한 채로 보내는 거예요. 시험 전에 이미 진이 빠져요. 실기 시험 가기 전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그래서 혹시 실기 시험을 앞두신 분들께, 제가 겪어보고 정리한 준비물·복장 을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이거 모르고 가면 하루가 정말 고돼요. 준비물 (필수!) 개인용 선풍기 — 시험장이 너무 덥고, 계속 실외에서 대기 하는데 선풍기가 없어요. 손선풍기 꼭 챙기세요. 물 — 자판기 하나뿐이라, 넉넉히 챙겨가는 게 좋아요. 간식 — 근처에 식당이 없어요. 요기할 간식 필수예요. 복장 (규정이에요!) 긴 옷·긴 바지 — 반팔·반바지는 안 돼요. 운동화나 막힌 신발 — 샌들·슬리퍼처럼 발가락 나오는 신발은 안...

국제학교 6학년 아들이 읽는 영어책들 — 달랏 도서관, 독서 습관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영어책을 어느 정도 읽나"예요. 저도 처음엔 "우리 애가 영어로 된 두꺼운 소설을 읽을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6학년 아들이 도서관에서 빌려 오는 책들을 보면, 저는 제목만 봐도 어질어질해요. 오늘은 아들이 요즘 읽는 책들과 달랏 도서관 이야기를 해볼게요. 같은 고민 하는 분들께 "이 정도 읽는구나" 가늠이 됐으면 해요. 달랏 도서관 - 유용하게 이용해보기  🏛️ 📚 달랏 국제학교 도서관은 규모가 있어요. 장르별로 책장이 나뉘어 있어요. Action Adventure, Fantasy, Mystery, Realistic Fiction, Christian Living… 섹션 표지가 붙어 있어서 아이들이 취향대로 골라요. 검색용 컴퓨터(OPAC)도 있어서 원하는 책을 찾아 청구기호로 책장에서 찾고요. (도서관에서 쓰는 영어는 생존 영어 도서관편 에 정리해 뒀어요.) 신간·추천 도서는 앞쪽 전시대에 표지가 보이게 세워 둬요. 아이들이 "뭐 읽을까" 할 때 거기서 많이 집어 가요.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전시된 책들을 보면, 저도 영어를 잘했으면 하나 빌리고 싶어져요. 학교 책 vs 개인 책 — 두 갈래로 읽어요  ⚖️ 아들이 읽는 책은 두 종류예요. 이게 구분이 돼요. 학교 책 (리딩 숙제): 학교에서 학년에 맞는 권장도서 를 정해서 다 같이 읽어요. 요즘 읽는 건 "The Breadwinner" 예요. 수업에서 같이 읽고, 집에서 리딩 숙제로 이어 읽는 형식이에요. 개인 책 (취향껏): 아래 사진 속 책들은 아들이 개인적으로 골라 읽는 거예요. 아들은 판타지 를 제일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읽는 책들 — 대부분 누나 추천  👫 재밌는 건, 이 책들 대부분을 9학년 누나가 추천 해줬다는 거예요. 누나가 먼저 읽고 재밌었던 걸 "너도 좋아할 것 같다"며 남동생에게 추천하는 ...

달랏의 네 가지 상: Scholarship·Relationship·Citizenship·Discipleship, 성적표에 없는 상 이야기

 한국 학교에서 상이라고 하면 보통 성적이나 개근이에요. 1등, 우등상, 개근상. 그런데 달랏에서 아이가 받아온 상을 보고 좀 멈칫했어요. 상 이름이 Relationship 이었거든요. "관계상"이라니, 이게 무슨 상이지 싶었어요. 달랏은 한 달에 한 번, 네 가지 가치를 기준으로 아이들에게 상을 줘요. Scholarship, Relationship, Citizenship, Discipleship. 공통으로 "-ship"이 붙어서 저희끼리는 "네 개의 ship"이라고 불러요. 성적표 어디에도 안 나오는 상인데, 저는 이게 이 학교를 제일 잘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그 이야기예요. (39편 학부모 상담 글에서 살짝 예고했던 그 상 이야기입니다.) 네 가지가 각각 무슨 뜻일까 학교가 세운 네 기둥이에요. 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정의를 그대로 옮기면 이래요. 가치 학교가 말하는 뜻 Scholarship (학업) 호기심 많고 창의적이며 스스로 배우는, 평생 배우는 사람으로 키운다. 성적 자체가 아니라 배우려는 태도 를 봐요. Relationship (관계) 공감과 겸손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관계를 맺도록 격려한다. 친구를 대하는 태도, 협력, 다른 입장을 이해하는 힘. Citizenship (시민의식) 공동체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도록, 이끌고 섬기고 봉사할 기회를 준다. 말레이시아 문화를 존중하고 학교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 Discipleship (신앙·인격) 진리를 찾고 성장하도록 멘토링한다. 달랏은 기독교 학교라, 이 항목은 감사·정직·성실 같은 인격과 신앙의 성장을 봐요. 달랏이 기독교 기반 미국계 학교라, Discipleship(신앙) 항목이 있는 건 이 학교의 특징이에요. 종교 학교가 부담스러우신 분은 이 부분을 꼭 참고하세요. 다만 실제로는 "감사할 줄 알고, 정직하고, 배우려는 자세"처럼 인격 전반을 보는 쪽에 가까워요. 한국 학교 상과 뭐가 다른가 제일 큰 차이는...

페낭 국제학교 입학 절차: 문의 메일부터 합격 메일까지, 하노이와 페낭 두 번 겪은 입학 이야기

 딸은 시험 보고 이틀 뒤에 합격 메일이 왔어요. 아들은 한 달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었어요. 같은 학교, 같은 날, 같은 집 아이들인데요. 점점 초조해져서 입학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아직 테스트 기간이고 11월 중순까지 일정이 잡혀 있다, 전부 끝나면 성적순으로 결정한다"고 했어요. 선착순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어요. 저희는 하노이에서 4년 반, 페낭에서 3년째 국제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어요. 입학 과정을 두 나라에서 겪었고, 지금 페낭 학교는 3년 전 하노이에 앉아서 온라인으로 지원했어요. 내년 입학을 알아보는 분들이 이맘때 제일 많이 검색하시는 것 같아서, 그 과정을 처음부터 정리합니다. 전체 흐름 한눈에 시기 한 일 입학 1년 전 학교 물색 시작. 미국계 학교 우선, 예산과 비자 조건으로 말레이시아 결정 입학 3~4개월 전 학교 홈페이지 어드미션 이메일로 문의. 1~2일 뒤 답장, 시험 과목·일정 안내 10~11월 입학 테스트 (1월 학기 입학 기준). 저희는 하노이에서 온라인으로 테스트 후 2일 ~ 1개월 합격 메일. 학년과 지원자 수에 따라 기간이 크게 다름 합격 후 서류 업로드(성적표·예방접종·사진), 보증금, 학생비자·가디언비자 서류 1월 입학 1단계: 학교 고르기, 그리고 꼭 확인할 한 가지 남편 주재 기간이 끝나기 1년 전부터 다음 학교를 찾기 시작했어요. 아이들 성향과 나중 입시를 생각해서 미국계 학교를 1순위로 뒀고, 제 예산 안에서 가능하고 가디언 비자가 나오는 나라라는 조건으로 말레이시아를 골랐어요. 미국계 중에서 달랏은 사춘기에 들어서는 첫째에게 맞을 것 같았고요. 학교를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게 하나 있어요. 그 학교가 정식 인가를 받은 곳인지, 그리고 한국에서 그 학교를 정규 학교로 인정하는지. 나중에 한국 대학에 특례로 가려면 이게 전부예요. 얼마 전 하노이의 한 국제학교가 한국에서 정식 인정을 못 받아 그 학교 아이들이 특례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몇 년 ...

페낭 국제학교 학부모 상담, 7년째 다니며 알게 된 것들: 예약·성적 체계·10분 상담·영어 걱정

 히스토리 선생님이 AP 시험 설명을 하시는데 말이 길어졌어요. 제 얼굴에 "못 알아듣겠다"가 그대로 떠올랐나 봐요. 선생님이 말을 멈추더니 휴대폰을 꺼내 번역기 앱에 대고 영어로 녹음하고, 한국어로 바뀐 화면을 저한테 돌려 보여주셨어요. 그리고 "너도 궁금한 거 있으면 여기 대고 말해" 하셨어요. 저는 한국어로 "AP 하면서 아이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뭐예요?"라고 녹음했고, 선생님은 영어로 읽고 다시 번역기로 답해 주셨어요. 😀  국제학교 7년, 달랏은 3년째 다니는 학부모 상담인데, 이번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어제와 오늘, 하이스쿨 딸과 미들스쿨 아들 상담을 다녀왔습니다. 국제학교 학부모 상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선생님들이 뭘 보여주고 뭘 말하는지,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엄마는 어떻게 하는지 정리해 볼게요. 상담 주간은 이렇게 돌아가요 1년에 두 번이에요. 학교 급별로 날짜와 방식이 달라요. 학교 누구와 어디서·언제 초등 홈룸(담임) 선생님 한 분 각 교실, 지난주 금요일 미들 과목별 선생님, 원하는 과목만 예약 Harbor Hall(강당), 오전 8시~오후 4시 하이 과목별 선생님, 원하는 과목만 예약 Harbor Hall, 오전 8시~오후 5시 미들과 하이는 강당에 선생님들이 각자 테이블을 놓고 앉아 있고, 입구에 좌석 배치도가 서 있어요. 예약한 시간에 그 테이블로 가면 됩니다. 한 선생님당 10분 이에요. 예약은 학부모 포털에서 학교가 "며칠 몇 시에 예약 창이 열린다"고 미리 공지해요. 그날 그 시간에 학부모 포털의 Parent Teacher Conference Sign Up 메뉴에 들어가 선생님과 시간을 고릅니다. 인기 시간대는 오전이라 금방 차고, 아이가 둘셋인 집은 픽업 시간에 맞춰 잡기도 해요. 저는 미들과 하이에 한 명씩이라 픽업 겸 상담으로 오후 늦은 시간을 잡았어요. 선생님이 보여주는 것: 성적은 이렇게 매겨져요 상담이 시작되면 선생님이 아이의 성...

왜 국제학교인가? 7년 보내고 느낀 진짜 매력과 솔직한 고민 (자신감을 되찾은 딸 이야기)

 페낭에서 아이들을 국제학교에 보내며 살고 있는 저에게 가장 많이 오는 질문이 있어요. “국제학교, 정말 보낼 만해요?” 오늘은 학비나 입학 정보 같은 숫자 이야기 가 아니라, 7년을 겪으며 제가 느낀 국제학교의 진짜 매력과 솔직한 고민을 담아보려고 해요. 국제학교를 마음에 두고 계신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왜 국제학교였나 — 자신감을 잃어가던 딸 😭 솔직히 시작은 선택이 아니었어요. 남편의 해외 발령으로 국제학교가 필수인 상황이었죠. 하지만 사실 저는 그전부터 마음 한켠에 국제학교에 대한 궁금함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이유는 우리 첫째 딸이었어요. 딸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조금 느린 편이었어요. 수학을 싫어한 건 아닌데, 늘 빠르게 잘하는 친구들 옆에서 주눅 들어 있었죠. 저는 딸을 초등학교 1학년 때 학원에 보내지 않았고, 그 흔한 학습지도 시키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미 앞서가는 친구들은 고학년 문제를 풀고 계산도 빨랐어요.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제 딸이 느려 보였고, 어느 순간 ‘나는 자신감 없는 아이’ 라는 생각이 딸의 마음에 자리 잡는 것 같았어요. 엄마로서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국제학교는, 달랐어요. 국제학교만의 매력 —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는 곳 페낭에 오기 전 아이들이 다녔던 국제학교는 교실부터 달랐어요. 빽빽한 책상과 의자 대신 편안한 소파나 카펫에 앉아 수업하고 놀이했어요. 선생님들은 아이가 가진 잠재력과 개성을 존중하며, 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해주셨죠.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인성 교육 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 다른 사람과 다른 인종에 대한 배려, 인성적인 부분에 대해 학교에서 끊임없이 이야기했고, 가정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다뤘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격려하는 법을, 또 그것을 받는 법을 배웠어요.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고, 더 넓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자라는 것. 이...

페낭 기러기 가족 이야기 | 2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 그럼에도 이 길을 선택한 이유

 오늘,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2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 가족. 짧은 재회 뒤에는 늘 이별이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은 정보 대신, 페낭에서 기러기 가족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해요. 우리는 왜 기러기가 되었나... 시작은 아이들이었어요. 한국식 교육보다는 자유롭게 스포츠와 악기를 즐기고, 교실 창문 너머로 바다와 자연을 보며 자라는 것 — 우리 아이들은 무조건 국제학교를 원했어요. 남편은 베트남 주재원 기간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임했고, 저는 아이 둘을 데리고 미지의 세계,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이주했습니다. 지난 국제학교 편 에서 썼듯이 아이들은 지금의 학교에 아주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아빠의 부재가 있죠. 😓 “왜 우리 아빠는 같이 있을 수 없어?” 특히 아들은 다른 아빠들이 학교에 오거나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말해요. “왜 우리 아빠는 같이 있을 수 없어? 아빠 보고 싶어.” 그 말에 제 마음도 아프지만, 엄마로서 조금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줘요. 그리고 아빠의 자리를 온전히 채울 순 없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요. 같이 배드민턴도 치고, 공놀이도 하고, 러닝도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러기 가족을 하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고 누군가는 응원해줬어요. 저는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우리 아이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즐겁고 안정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자라고 있느냐예요. 이 기러기 생활이 가끔은 애처로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믿어요. 말레이시아에는 저 같은 기러기 가족이 정말 많아요. 우리 모두, 화이팅이에요! 2달에 한 번, 그 짧고 소중한 시간 아빠는 2달에 한 번씩 연휴나 아이들 행사에 맞춰 페낭에 와요. 여름방학 2달은 우리가 한국으로 가서 지내고요. 가끔은 페낭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