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2달에 한 번 만나는 우리 가족. 짧은 재회 뒤에는 늘 이별이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은 정보 대신, 페낭에서 기러기 가족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해요.
우리는 왜 기러기가 되었나...
시작은 아이들이었어요. 한국식 교육보다는 자유롭게 스포츠와 악기를 즐기고, 교실 창문 너머로 바다와 자연을 보며 자라는 것 — 우리 아이들은 무조건 국제학교를 원했어요.
남편은 베트남 주재원 기간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임했고, 저는 아이 둘을 데리고 미지의 세계, “말레이시아 페낭”으로 이주했습니다. 지난 국제학교 편에서 썼듯이 아이들은 지금의 학교에 아주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늘 아빠의 부재가 있죠. 😓
“왜 우리 아빠는 같이 있을 수 없어?”
특히 아들은 다른 아빠들이 학교에 오거나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말해요. “왜 우리 아빠는 같이 있을 수 없어? 아빠 보고 싶어.”
그 말에 제 마음도 아프지만, 엄마로서 조금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야기해줘요. 그리고 아빠의 자리를 온전히 채울 순 없겠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요. 같이 배드민턴도 치고, 공놀이도 하고, 러닝도 하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러기 가족을 하겠다고 했을 때, 누군가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고 누군가는 응원해줬어요. 저는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지금 우리 아이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즐겁고 안정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자라고 있느냐예요. 이 기러기 생활이 가끔은 애처로울 때도 있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고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믿어요.
말레이시아에는 저 같은 기러기 가족이 정말 많아요. 우리 모두, 화이팅이에요!
2달에 한 번, 그 짧고 소중한 시간
아빠는 2달에 한 번씩 연휴나 아이들 행사에 맞춰 페낭에 와요. 여름방학 2달은 우리가 한국으로 가서 지내고요. 가끔은 페낭도 한국도 아닌 제3국에서 만나기도 해요. 여행 겸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서요. (사진 : BALI)
헤어질 때, 그 생이별 😭
그리고 헤어질 때. 아들은 여전히 울어요. 공항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서로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 흔들기를 무한 반복해요. ㅎㅎㅎ 거의 몇 년은 못 만날 것처럼, 이런 생이별이 없어요. ㅎㅎ
아빠의 캐리어
아빠가 올 때 캐리어를 열면 마음이 뭉클해져요. 친정 엄마 김치, 아이들 간식, 사춘기 딸이 사 오라고 한 라면 종류별로, 오징어, 육포, 한국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젤리, 제 영양제, 한국 책들… 정작 본인 옷은 몇 개 없어요. 캐리어의 대부분이 페낭에 있는 가족을 위한 것이에요. 말없이 그 캐리어를 싸는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항공편의 현실 — 한국은 생각보다 멀다
참고로 현실적인 이야기 하나. 한국에서 페낭까지는 경유를 해야 해서 생각보다 멀어요. 저와 아이들은 싱가포르 항공을 타고 남편은 주로 말레이시아항공을 타는데, 구정 연휴엔 항공료가 너무 비싸서 에어아시아나 바틱에어를 타면 연착이 잦아요. 공항에서 6시간을 대기해본 적도 있어요. 한 번 연착되면 다음 경유 비행 일정까지 줄줄이 어긋나거든요. (항공 경유 방법은 따로 자세히 올릴게요.)
그럼에도, 이 선택을 한 이유!
이 모든 걸 감수하는 이유는 단 하나예요. 우리 아이들의 만족스러운 국제학교 생활. 만약 아이들이 학교도 힘들어하고 아빠도 너무 그리워했다면,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귀국했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이 행운이라고 말해줘요. (사춘기 딸은 기분 좋을 때만이지만요 ㅎㅎ) 그저 감사할 따름이에요.
가끔 딸이 물어요. “만약 우리가 아빠 귀임에 맞춰 한국으로 갔다면 어땠을까?” 저는 “한국 가서도 즐겁게 학교생활 했겠지” 하고 고개를 끄덕여요. 그러면 딸이 이렇게 말해요. “그런데 난 여기 생활이 너무 좋아. 학교가 정말 재미있어!”
얘들아, 엄마의 마음은 이래
솔직히 고백할게요. 엄마도 가끔 생각해. 아빠 없이 너희 둘 데리고 말레이시아로 가는 게 두렵고 무서워서, 자신이 없어서 그때 그냥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그런데 그때의 결정으로, 물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너무나 잘한 것 같아. 너희가 그 마음에 보답하듯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생활해줘서 모든 게 감사해. 우리 지금처럼 더 씩씩하게, 더 현명하게 페낭 생활을 이어가보자. 우리 가족 화이팅!
짧아도 알찬 시간
아빠와 매일 같은 것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오래 함께 있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알차게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면, 우리는 더 단단한 가족이 될 거라 믿어요.
오늘 떠난 남편도, 두 달 뒤엔 또 저 캐리어 한가득 사랑을 담아 돌아올 거예요. 그때까지 우리는 페낭에서 씩씩하게 지낼게요.
같은 길을 걷는 기러기 가족 여러분,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화이팅이에요. 우리 잘하고 있어요. 💛
English summary
Today my husband flew back to Korea. We’re a “wild geese family” — living apart so our two children can attend international school in Penang while he works in Korea. It started with the kids: they wanted the freedom of sports, music, and classrooms that look out onto the sea, and after my husband finished his expat posting in Vietnam and returned to Korea, I moved to Penang with them. They love their school, but there’s always a father-shaped gap. My son, seeing other dads at school events, asks, “Why can’t our dad be here?” — and it breaks my heart, but I stay steady, tell him the truth, and try to fill the space with badminton, ball games, and runs together. He flies in every two months around holidays and school events; we spend the two-month summer in Korea, sometimes meeting in a third country like Vietnam or Indonesia. My son counts down the days; my teen daughter plays it cool but lights up over food-tour chats with dad. Goodbyes are hard — my son still cries, and we wave until we can’t see each other anymore. His suitcase coming in is mostly for us: my mother’s kimchi, snacks, ramen, dried squid, my vitamins, Korean books — barely any of his own clothes. Flights aren’t easy either (Korea to Penang requires a transfer; budget carriers often delay — I’ve waited six hours). Why do it? Because the kids are thriving. My daughter says, “I love it here — school is so fun.” And honestly, I once feared taking this leap alone with two kids; I’m so glad I didn’t give up. To every wild-geese family walking this path: we’re doing great. Hang in the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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